"공항에 온 지 2시간이 넘었는데 아직 출국장에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어린아이 2명은 이미 녹초가 됐고요. 평소에도 이런데 설 연휴엔 어떨지 걱정입니다." 20일 오전 7시 30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5번 출국장에서 만난 오 모씨(45)가 불만을 쏟아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집에서 출발해 오전 5시 30분에 공항에 도착했다는 오씨는 탑승권을 발급받는 데까지 1시간 반이 걸렸다. 오전 7시 무렵 대기줄에 섰지만 30분이 지나도록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출국장으로 들어가려는 승객들은 3~4열로 국민은행 마이너스통장 서류 약 40m의 대기줄을 형성했다. 면세구역 안에서 만난 송 모씨(21·고양시) 등 남성 2명은 "탑승권을 받고 출국심사까지 1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인천공항이 승객 95%가 탑승권을 받고 보안검색과 출국심사를 받는 데 평균 30분41초가 걸린다고 홍보하던 것과 거리가 멀었다. 이 같은 현상은 제2여객터미널도 마찬가지였다. 인천국제공항 출국 제2금융권이자 장이 혼잡도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첨단 장비를 확충해 혼잡도가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빈번한 장비 오작동, 부족한 안내요원 등이 혼잡도 증가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천공항이 시간대별 여객 수를 미리 제공해 혼잡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 조치도 도움이 안 됐다. 전날 인천공항이 부산금융단지 예고한 이날 출국 여객은 피크 시간대(오전 6~9시) 1만7700여 명을 포함해 총 7만여 명. 시간대별 최대 출국자는 6633명으로, 시간당 7000명 이상일 때 발령하는 경보 대상이 아니었다.
인천공항이 외형 확장에 걸맞은 운영 효율화를 끌어내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은행카드연체 인천공항은 지난해 12월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해 연간 1억명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 3대 메가 공항으로 거듭났다. 360도 회전하며 여객을 스캔하는 원형 검색대를 확충하고, 인공지능(AI)과 생체인식을 활용한 '스마트 패스 시스템'을 대거 도입했다. 하지만 이날 공항에서 만난 조 모씨(21·제천시)는 "스마트 패스를 이용했지만 사람이 몰리면서 일반 수속 중소기업 진흥 공단 충남 지역 본부 시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장비 오작동도 문제다. 한 여객은 "앞에 선 대기 승객들이 스마트 패스가 고장 났다고 말해 일반 줄로 변경해 출국 수속을 밟았다"고 했다. 노동조합은 시설 확장과 연간 7000만명을 처리하는 항공 수요에 걸맞은 인력이 투입되지 않은 점을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 등 4단계 확장 시설 운영에 1135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인천공항이 신규 투입한 인력은 200명뿐이다. 인력을 충원한다 해도 퇴사가 반복돼 충원율 유지가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자회사 소속 보안검색요원은 충원과 퇴사를 반복하면서 충원율이 90%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세 차례 채용공고를 통해 370명을 뽑았지만 236명이 퇴직했다. 이로 인해 전체 인원은 전년보다 25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교육기간 3개월 동안 급여가 0원인 점도 사태를 악화시켰다. 인천공항 측은 "성수기 혼잡 완화를 위해 보안검색 단기 인력 추가 투입, 검색요원 연장 근무, 출국장 운영시간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다음달에 약 110명의 보안검색요원을 신규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 공항 혼잡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공항 혼잡도는 현장에서 (대기줄을) 육안으로 보고 관리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철도처럼 구체적인 혼잡도가 나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교수는 "인천공항이 대규모 흑자의 상당 부분을 소비자 편익 향상을 위해 지출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 지홍구 기자 / 최예빈 기자]